책소개
광고가 이미지 한 장, 영상 몇 십 초로 우리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동시대의 보편 감성을 담고 있어서다. 광고를 분석하면 대중 정서를 알 수 있고, 대중 정서를 꿰뚫으면 크리에이티브가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고독’과 ‘기쁨’에서 ‘재미’와 ‘끝’까지, 핵심 감성 키워드 28개로 국내외 광고를 살펴본다. 키워드와 관련된 시와 소설, 영화와 가요를 함께 제시해 시대 감성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냈다. 현업 광고인들에겐 생각할 거리를, 예비 광고인에겐 크리에이티브 키워드를, 일반 독자들에겐 광고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200자평
광고가 파는 건 뭔가? 시대의 감성이다. 왜 키워드를 읽어야 하나? 우리의 정서를 알기 위해서다. 크리에이티브의 바탕은? 시, 영화, 가요다. 카피라이터 출신 양웅이 28개 키워드로 광고의 속살을 드러냈다. 국내외 광고 사례에서 창의적인 광고 기획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지은이
양웅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문학 석사학위, 서강대학교에서 광고홍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금강기획 카피라이터로 시작하여 대홍기획, 다시 금강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금강오길비, 한컴 제작본부장 ECD을 지냈다.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를 역임했고, 서강대학교와 한양대학교 등에서 광고 관련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칸국제광고제, 클리오, 뉴욕페스티벌, 런던광고제 등 해외 광고제에서 20여 차례 수상했고, 칸국제광고제, 뉴욕페스티벌, 아시아태평양 애드페스트 등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저서로 『해외광고 크리에이티브 읽기』(1998), 『욕망읽기: 광고가 훔친 우리 시대의 감성』(2003), 『광고와 상징』(2004) 등이 있다.
차례
서문
01 가장 신선한 것은 가장 단순한 광고다
고독,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기쁨,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불안,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정직,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휴식, 대문자로만 인쇄된 책은 읽기 힘들다
신선, 그에게서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
02 성공한 도전만이 아름다운 게 광고다
성공, 성공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실수, 실수는 사람의 일이요, 용서는 신의 일이다
완벽, 완벽을 향한 경주에는 결승선이 없다
욕망,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도전, 어린 그녀에게 체조 봉은 너무나 높은 곳에 있다
착각, ‘빠라 빠라 빠라밤, 오빠 달려∼’
황당, 결혼하면 1억 원, 출산하면 3000만 원
추억, 어떤 추억은 사랑보다 아름답다
격려, 돈은 피라미도 춤추게 한다
고향, 눈 감으면 고향, 눈 뜨면 타향
03 ‘유혹’이라는 카피를 쓰는 순간 ‘유혹’은 사라진다
허영,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용기, 용기 있는 사람은 사진 속엔 없다
침묵,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확신, 확신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은 의심으로 끝난다
선택, 나는 수서사거리에 서 있다
04 팔리지 않은 시안만이 아름답다
보호, 장미여, 가시를 세워라
혁신,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변화,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위로, 낙타를 타고 가리라
실패,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재미, 개살구도 맛들일 탓
끝, 사랑하다가 죽어 버려라
책속으로
제도에서부터 여러 가지 보호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분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요트에서 친구들과 함께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던 한 남자가 실수로 신용카드가 든 지갑을 물속에 빠뜨린다. 불안해하는 이 남자에게 친구는 “걱정 마, 누가 이런 곳에서 그걸 찾아내겠어?”라며 안심을 시킨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바닷속 인어들이 카드를 주워 마구 질러댄 게 아닌가. 옷과 보석, 심지어 스쿠터까지. 분실 시 고객의 책임 비용이 없음을 알리는 캐피털원(Capital One) 신용카드 광고다.
“불안,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중에서
우리는 여러 법칙 못지않게 세상의 인식과도 싸워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을 보여 주고 있는 메이저리그 광고. 이 광고는 4월 15일을 그의 날로 지정한 것을 기념하는 내용이다. 그가 그날 도전한 것은 상대팀 브레이브스가 아니라 미국이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당시 미국의 인종차별 장벽을 의미할 것이다. 사진에서는 그가 홈을 밟고 있지만 실제로 그날 그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 미국 역사의 홈을 밟은 것은 분명한 것이다.
“도전, 어린 그녀에게 체조 봉은 너무나 높은 곳에 있다” 중에서
우리의 허영은 죽음 앞에서도 계속된다. 엄청난 규모의 피라미드나 병마용갱(兵馬俑坑)의 진시황릉이 아니더라도 지금도 우리는 명당 묘 자리를 보러 다닌다. ‘사람들은 죽으면서도 세속의 소유물을 지키려고 수세기 동안 노력했습니다’라는 라디오섁(Radio Shack) 광고의 카피처럼. 고대 이집트 무덤의 벽화와 함께 휴대전화를 보여 주고 있는 이 광고는 통신사업자를 바꿔도 전에 쓰던 전화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번호 이동성을 알리는 것이다. 비유의 거창함에 비해 서비스는 단순하다. 허영의 헛됨이라고나 할까?
“허영,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중에서
인터넷 결제 보안 시스템을 이야기하고 있는 마스터카드는 다른 문법을 활용하였는데, 기존 광고 캠페인의 메시지를 이용한 것이다. ‘개인 주문에 맞춘 개 목걸이 이름표 18불, 역시 주문형 개 밥그릇 32불.’ 그리고 이어지는 카피는 ‘개인 암호화된 보안 장치: 값으로 매길 수 없습니다.’ 기존 광고 문법을 활용해 이런 식으로 인터넷 보안 시스템을 강조하는 것이다. 물론 광고 그림이 마스터카드 로고 형태를 이루게 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보호, 장미여, 가시를 세워라” 중에서
추천글
광고의 아이디어란 결국 지식과 경험의 산물이다. 많이 공부하고 많이 겪어 본 사람이 좋은 광고를 만들 수밖에 없다. 하나의 광고물에는 다양한 생각과 시대의 감성이 녹아 있다. 이 책 갈피갈피에는 시, 소설 등의 문학적 상상력은 물론 영화, 가요 등을 아우르는 인간 보편의 감성들이 스며들어 있다. 그 중심에 광고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광고 키워드는 우리 모두의 인생 키워드이기도 하다. 아울러 바쁜 일상에 지친 광고인들에게 던지는 위로이기도 하다.
_ 이현석 이노션월드와이드 전무
광고 효과나 소비자 심리 등에 관한 이론이 광고를 설계하는 밑거름이 된다면, 이 책은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광고를 실제로 구경하는 재미를 준다. 광고를 가르치며 느꼈던 이론과 실무의 거리감이 이런 방식으로 좁혀질 수 있음을 직감할 수 있는 책이다. 강의 시간에는 다루어지지 않는, 광고를 만들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고민과 생각이 저자의 글을 통해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광고학개론에는 없는 이야기, 하지만 광고학개론과 꼭 함께 읽어야 하는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하다.
_ 유현재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광고주는 당장에 직면한 브랜드나 마케팅 과업에 급급할 때가 많다. 치열한 경쟁과 시장의 빠른 변화가 더더욱 채찍질을 가한다. 이 책은 이런 광고주들이 잠시나마 평정심을 되찾는 데 좋은 지침서 역할을 해 줄 수 있다. 우리가 타깃으로 하는 소비자들은 결국 동시대의 감성을 공유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꼭 어렵고 딱딱한 전략적 이론만이 브랜딩 툴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이야기꾼으로서 저자의 면모가 잘 녹아 있는 통섭의 광고 지침서가 여기 있다.
_ 김계현 미래에셋 브랜드무브 실장